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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영문화콘텐츠학과 강유정 교수 조선일보 인터뷰
    등록날짜 2017.04.18 15:54조회수 3,165
  • [문학비평가, 시대를 評하다] [2] 강유정 강남대 국문과(한영문화콘텐츠학과) 교수

    평론집 '타인을 앓다' 등으로 문학과 영화 오가며 비평 활동
    "정치적 영화 사랑받은 이유? 완벽한 사필귀정 보여줬기 때문… 현실 팍팍하니 동화가 읽혀"
     

    강유정 강남대 국문과(한영문화콘텐츠학과) 교수는 문학·영화 평론가로 활동해왔다. 2005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문학 평론을 비롯해 3개 신문에서 동시에 당선돼 비평 활동을 시작했다. 강 교수는 문학과 영화에 반영된 현실을 인문학의 시선으로 풀이해왔다. 그는 1990년대 소설의 주류가 현실에 냉소를 던진 반면 2000년대 이후 젊은 작가들이 '타인의 상처에서 출발하고 상처로 존재하는 공감의 문학'으로 이동했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낸 문학 평론집 '타인을 앓다'에서 '진짜 같은 가짜의 범람'에 대해 언급한 적이 있는데, 최근 가짜 뉴스 현상은 어떻게 보나.

    "가짜의 핵심은 진짜가 아니라 '진짜 같은'에 있다. 사람들은 점점 진짜보다는 '진짜 같은' 걸 원한다. 앨 고어의 영화 제목이기도 하지만 사실 '진실은 불편하다'. 원하는 것을 보고 싶을 때, 그래서 단순한 맹종이 정신의 위안을 줄 때 가짜 뉴스의 토양이 만들어지는 듯하다. 가짜를 믿고 싶은 마음이 가짜 뉴스보다 더 문제일 듯싶다."
     
    세종대로에 선 강유정 강남대 교수는 “시민의 힘이 역사를 새로 쓰고 있는 중이지만 현실이 여전히 어둠 속에 놓인 것은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세종대로에 선 강유정 강남대 교수는 “시민의 힘이 역사를 새로 쓰고 있는 중이지만 현실이 여전히 어둠 속에 놓인 것은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태경 기자

    ―정치적이거나 사회성이 짙은 영화가 늘어났다. 영화가 선악 이분법의 상투성에 갇히거나 정의를 상업화한다는 비판도 있다.

    "좀 바뀔 것이라고 믿는다. 대중 영화는 멜로 드라마의 성격을 가질 수밖에 없다. 멜로 드라마는 극단적 이분법 위에서 대중이 원하는 권선징악과 사필귀정이 완벽하게 이룩되는 세상을 보여주는 장르다. 정치적 불만이 최고조에 달했던 2015년과 2016년 대중의 사랑을 받았던 '내부자들' 등은 모두 현실과는 조금 다른 완벽한 사필귀정을 보여주었기에 대중의 호응을 얻었다. 나는 '정의의 상업화'라기 보다는 현실에서 보기 어려운 정의를 영화로라도 구매하고자 했던 대중적 욕망의 반영이라고 본다. 정치가 안정된다면 그런 동화 같은 이분법(二分法)에 만족하지는 않을 것이다. 현실이 팍팍하니까 동화가 읽힌다."

    ―촛불 시위는 광장 정치의 힘을 보였지만 포퓰리즘 걱정도 있다. 문학은 이런 상황에서 어떤 고민을 하나.

    "김수영의 시 '풀'처럼 대중은 먼저 눕고, 먼저 울고 또 먼저 일어난다. 정치권에서 깔끔하게 해결될 일이라고 믿었다면 사람들이 광장에 나오지는 않았을 것이다. 문학은 그다음을 보아야 할 것이다.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는 "모든 행복한 가정은 비슷한 이유로 행복하고 모든 불행한 가정은 제각각 불행하다"고 했다. 광장에 나온 이유는 생각보다 제각각일 듯하다. 결국 문학은 비슷한 어떤 덩어리 이념이 아니라 제각각인 삶의 구석구석을 보는 것이다."

    ―대선을 앞둔 최근 상황을 어떻게 보나.

    "영어권에선 해가 뜨기 전 가장 어두운 시간을 스몰 아워(small hours)라고 부른다. 지금 우리의 시대가 어둠이 깊게 내려 너무 조용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아주 작은 미묘한 움직임마저도 예민한 사람에게는 포착되는 그런 순간이라고 본다."

    ―정치인의 수사학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수사학으로 보자면 지난 2012년 대선 때 '저녁이 있는 삶'이 무척 강한 인상을 남겼다. 내가 뭔가를 잊고 살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 수사학이었다. '사람이 먼저다'도 좋은 문구였다고 본다. 정말 좋은 이념과 이야기는 대개 단순하다. 그 단순함이 복합적인 가치를 담아낸 좋은 문장이라고 본다. 이번 대선에선 기억에 남는 문구가 아직은 없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4/18/2017041800129.html